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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분야의 연구논문 출판 전 발표 웹사이트를 둘러싼 논쟁

  • AD 최고관리자
  • 조회 2706
  • 2013.11.14 09:14
동료평가를 받기 전에 생물학 논문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에 대해서 학술지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물리학자들과 수학자들 그리고 사회과학자들은 일상적으로 자신의 연구결과를 출판되기 전에 arXiv.org라는 웹사이트에 발표한다. 하지만 아직도 생물학자들은 거의 이러한 경향을 따르지 않고 있다. 이번 주에 개설된 한 웹사이트는 이러한 경향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bioRxiv.org는 뉴욕에 위치한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출판부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 Press)가 “생물학자들을 위한 출판전 발표 웹사이트”로 지원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arXiv와 유사하며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공유할 준비가 되었을 때 바로 발표할 수 있으며 학술지로 출판되기 몇 주 전이나 몇 달 전에 발표할 수 있다.

이 웹사이트의 개설은 생물학자들이 출판전 논문발표에 대해서 받아들임으로써 시작되었다. ArXiv의 양적 생물학 세션은 2003년에 개설되었으며 지난 2년 동안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현재 이 웹사이트는 매년 1,500건의 초고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1991년 arXiv를 시작한 뉴욕의 코넬대학교의 물리학자인 폴 긴스파그(Paul Ginsparg)는 말했다. 그는 현재 bioRxiv의 자문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 동안 개방접근체제(open-assess)의 저널인 PeerJ가 개설되어 지난 4월부터 생물학자들이 출판 전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90건의 초고가 제출되었다.

특히 유전학자들은 arXiv의 양적-생물학 저장소를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제출된 논문은 남아프리카인유럽인의 유전적 조상에 관한 연구처럼 <Nature Communications>지나 <PLoS Biology>지와 같은 유력한 학술지에 발표되었다. 전염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또한 2013년 초에 중국에서 발생한 H7N9 독감과 같은 질병의 발생을 빠르게 보고하기 위해서 이 웹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arXiv는 세포-분자생물학과 같은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은 없으며 이 웹사이트는 생물학자들을 모두 포괄할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출판부에서 존 잉글리스 (John Inglis)와 함께 bioRxiv를 설립한 리처드 세버(Richard Sever)는 “이 웹사이트는 arXiv와 경쟁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보완적인 관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의 <HighWire Press>와 함께 관리되고 있는 BioRxiv는 의도적으로 최소한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세버는 “이 웹사이트는 초고를 공유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갖기 때문에 기초적이고 기능적으로 기획되었다”고 말했다.

arXiv에 제출되었던 아홉 개의 논문을 포함한 논문들은 암생물학과 면역학을 포함해서 20여 개의 하부주제로 구분될 것이다. 각각 디지털 문서 고유번호 (digital object identifiers, DOIs)를 갖고 있는 개별 논문은 쉽게 인용 가능하며 새로운 결과 또는 확인된 결과 또는 상반된 결과로 표시될 것이다. 연구자들은 논문이 웹사이트에 실리면 논평을 달 수 있으며 이러한 논평은 조정될 것이다. 현재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는 이 웹사이트의 관리비용을 제공하고 있지만, 세버와 잉글리스는 이 웹사이트의 연간 관리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재단 연구비와 같은 재정지원을 찾고 있으며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할 것이다. ArXiv의 연간 관리비용은 약 750,000달러로 뉴욕의 비영리조직인 시몬스 재단(Simons Foundation)이 상당 부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과 다른 소규모 지원을 받고 있다.

UCLA의 유전학자이면서 bioRxiv의 자문위원회의 일원인 레오니드 크루글리야크(Leonid Kruglyak)는 많은 동료들이 이 웹사이트에 적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전에 생물학자들이 출판전 서버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던 장애물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많은 양적 유전학자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arXiv에 제출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자료 유출의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연구가 이루어지기 전의 과정을 조사하기 때문이다. 미국유전학회(Genetics Society of America)와 미국 생태학회 (Ecological Society of America)가 발표하는 결과들처럼 많은 학술지들은 최근에 이러한 행위를 허용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있다. <네이처 출판사>는 모든 자사의 학술지가 사전 연구발표를 허용하고 있으며 <사이언스>지도 많은 경우에 받아들이고 있다. 생물학 출판계의 큰 출판사인 <Cell>지와 <Neuron>지를 출판하고 있는 <Cell Press>는 현재 사전출판 포스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크루글리야크는 “상황은 곧 바뀌게 될 것이다. 현재 저널이 출판 전 발표에 대해서 탐탁하지 않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출판의 의욕을 꺾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 하노버 의대 (Hanover Medical School)의 혈액학자인 마틴 페너(Martin Fenner)는 많은 생명과학자들은 공개동료평가 (open peer review)에 대해서 좀 더 편안해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공개동료평가는 <F1000Research>와 같은 학술지에서 실행되고 있다. 이러한 공개동료평가에서 출판사는 제출된 초고를 학술지의 웹사이트에 먼저 공개하는 방식이다. 출판 전 제 3자인 bioRxiv와 같은 곳에 포스트하는 것과 비교해서 이러한 과정에서는 초고와 최종 출판시간 사이가 좀 더 짧으며 각기 다른 버전의 초고를 연결해서 볼 수 있다고 페너는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 (UC Davis)의 진화유전학자인 그레이험 쿠프(Graham Coop)는 자신의 실험실 논문을 arXiv에 포스트하기도 하고 bioRxiv에 교차포스트를 했다. 그 뒤에 동료들의 압력은 다른 분야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따르게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bioRxiv와 같은 사이트에 올려진 논문을 훨씬 편안하게 이 논문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네이처> 2013년 11월 14일 (doi:10.1038/503180a)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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