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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난자의 DNA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비침습적 방법 개발

  • AD 최고관리자
  • 조회 2807
  • 2013.12.23 10:40

과학자들은 인간의 난자를 파괴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Cell 12월 19일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적으로 건강한 배아(genetically healthy embryo)를 선택하여 난자의 성장을 교란하지 않고 어머니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것을 가능케 함으로써, 시험관아기(IVF: in vitro fertilization) 시술를 받는 커플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참고논문 1). "이것은 이 분야의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성과"라고 메인 주 바하버 소재 잭슨 연구소의 에디슨 류 소장(암 생물학자 겸 유전학자)은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에 두 팀의 연구진이 실시한 「개별 정자세포를 대상으로 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의 연장선 상에서 볼 수 있으며(참고논문 2, 3), 두 연구진 중의 한 팀에 의해 수행되었다. 그 주인공은 하버드 대학교의 서니 시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다. 난자를 파괴하는 연구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시에 교수는 중국으로 날아가 베이징 대학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하는 데 연구시간의 1/3을 할애했다.

(1) 난자 수집

시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여덟 명의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수집하여, 배양접시에서 수정시켰다. (해당 여성들은 시간과 수고의 대가로 금전을 지급받았다.) 연구진은 이렇게 탄생한 배아를 절개하여 그 속에 포함된 DNA를 증폭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MALBAC(multiple annealing and looping-based amplification cycles)라는 기법을 사용했다.

DNA를 증폭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하나의 세포에는 DNA가 충분히 들어 있지 않아 상업적인 시퀀서(DNA 염기서열 분석기)로 분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통적 DNA 증폭방법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의 경우, DNA의 여러 부분 중에서 특정 신장부(stretches)를 더 잘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에 교수가 이끄는 연구실에서는 유전체의 전부분을 고르게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MALBAC를 개발했다(http://www.nature.com/news/method-offers-dna-blueprint-of-a-single-human-cell-1.12088). MALBAC를 이용하면 보다 많은 DNA를 상업적 시퀀서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자성전핵(female pronucleus)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전핵이란 각각의 양친으로부터 유래하는 1배체(n) 핵으로,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 서로 합쳐져 배아의 2배체(2n) 핵으로 된다.] 연구진은 이렇게 하여 얻은 자성(雌性)전핵의 DNA 염기서열을 극체(polar bodies)와 비교했다. 극체는 배아에 붙어 있지만 태아의 일부분이 되지는 않으므로, 그 속에 포함된 어머니의 DNA는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극체와 전핵에 포함된 어머니 유전자의 복사본은 모두 4개인데, 그중 2개는 외할아버지(어머니의 아버지), 나머지 2개는 외할머니(어머니의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다. 연구진은 극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전핵의 염기서열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는데,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제1 극체(PB1)와 제2 극체(PB2)에 들어 있는 유전자의 버전은 3개이므로, 이 3개의 버전을 잘 따져 보면 전핵에 들어갈 나머지 1가지 버전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컨대 극체에 포함된 유전자 중 외할아버지의 것이 2개, 외할머니의 것이 1개라면, 전핵에 포함된 유전자는 외할머니의 것이 될 것이다(첨부그림 참조).

이상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연구진은 어머니의 DNA에서 유산을 초래하는 대규모 염색체 이상(예: 이수배수체)과 질병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공여받은 난자의 전핵을 시퀀싱하여 확인한 결과, 유산과 질병 여부는 물론 전핵의 유전자 구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2) 배아 선별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생명윤리론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들은 "이번 방법이 IVF 시술 과정에서 어머니의 자궁에 착상시킬 최상의 배아를 선별하고 싶은 커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배아 선별은 배아발생 초기인 배반포(blastocyst) 단계에서 세포를 떼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경우 `필수적 유전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더욱이 이 방법은 - 비록 과학자들은 배아의 전유전체를 시퀀싱하는 방법을 거의 개발한 상태지만 - 배아 유전자의 일부분만을 체크할 수 있을 뿐이다(http://www.nature.com/news/gene-sequencing-leaves-the-laboratory-1.12454).

"이번 연구는 한마디로 굉장하다. 난자의 유전자를 비침습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면, IVF의 생아출산율(live birth rates)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뉴욕주 개리슨 소재 헤이스팅 센터의 조세핀 존스톤(생명윤리학자)은 말했다. 이번 연구를 도왔던 지에 키아오(IVF 전문가)는, 이 방법이 IVF 성공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미 임상시험을 개시한 상태다. 그녀는 유전잘환을 가졌거나 유산 경험이 많은 여성 30명 정도를 등록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건강한 난자를 선별하여 임신 성공률을 높이고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게 하는 것이다.

키아오에 의하면, 이번에 개발된 방법을 이용하여 원하는 특성(desirable qualities)을 가진 난자를 선택함으로써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ies)를 탄생시키는 것은 당장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유전자가 질병과 특성(예: 지능, 외모)에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아직 불확실한 것이 많으며, IVF를 이용한 임신은 자연임신보다 어렵고, 값이 비싸며, 위험하다. 게다가 우리가 개발한 방법의 장기적 안전성은 좀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PHG 재단(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비영리 재단으로, 의학연구의 `책임있는 적용`을 주장함)의 필립파 브라이스 공보실장도 키아오의 견해에 동의했다. "이번 연구로 인해, 원하는 특성만을 보유한 `디자이너 베이비`의 탄생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질병이나 기타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중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너무 많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유전자가 지능이나 외모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 밝혀짐에 따라, 부모가 자녀의 유전자 구성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할 것으로 여겨진다. "IVF는 점점 더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수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난자와 정자를 유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IVF를 통해 태어난 수백만 명의 아기들이 인류 전체의 유전적 지형(genetic landscape)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류 소장은 말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키아오는 "우리가 개발한 난자의 유전체 진단(genomic diagnosis) 기술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는 사회가 결정할 문제다. 유전체 진단 기술을 규제하기 위해 보다 많은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참고문헌
1. Hou, Y. et al. Cell http://dx.doi.org/10.1016/j.cell.2013.11.040 (2013).
2. Zong, C., Lu, S., Chapman, A. R. & Xie, X. S. Science 338, 1622?1626 (2012).
3. Wang, J., Fan, H. C., Behr, B. & Quake, S. R. Cell 150, 402?412 (2012).      


출처 : http://www.nature.com/news/non-invasive-method-devised-to-sequence-dna-of-human-eggs-1.14412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12-23

         

DNA, 염기서열, 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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