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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 앞당기는 '항체의약품'

  • AD 최고관리자
  • 조회 2503
  • 2013.09.16 15:48
[표지로 읽는 과학] 네이처,사랑의 묘약 ‘옥시토신’ 우정도 쑥쑥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색색깔의 초코볼들이 녹아 알파벳 ‘Y’ 모양으로 엉겨 붙어 있는 모습이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항체의 한 종류인 ‘면역글로불린G(IgG)’ 구조모델을 표지에 게재하고 인류 생존을 돕는 항체와 항체의약품을 특집으로 다뤘다.
 
  ‘항체’는 항원의 자극에 의해 혈액에서 생성되는 당단백질이다.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달라붙는 항원항체반응을 통해 항원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각종 질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항체를 활용한다.
 
  1909년 독일인 과학자 파울 에를리히는 매독균만 골라 공격하는 화합물질 배양에 성공했다. 이를 활용해 만든 매독 치료제는 ‘마법 탄환’이라 불리며 종교계의 비난에도 불구, 큰 인기를 누렸다. 첫 ‘맞춤 치료제’ 개발 사례인 것이다.
 
  특히 40여 년 전 출현한 하이브리도마(hybridoma)는 ‘마법 탄환’ 연구에 기폭제로 작용했다. ‘하이브리도마’는 종양세포와 정상 생체세포를 융합해 만든 ‘잡종’ 세포다. 종양 세포의 증식성과 정상 세포의 성질을 함께 갖는데, 이 덕분에 하나의 항원에만 반응하는 ‘단일클론항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만 30종류 이상의 단일클론항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다른 여러 후보들도 임상 실험 중에 있다. 항체의약품 시장은 수십 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상태다. 대장암 치료제 '얼비툭스'나 직장결장암 치료제 '벡티빅스'가 대표적인 항체의약품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지넨테크 소속 마크 슬리코브스키 박사와 아이라 멜만 박사도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암 표적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슬리코브스키 박사는 “최근 단일클론항체뿐만 아니라 동시에 항원 2개를 표적으로 삼는 ‘이중특이성항체’나 ‘항체약물복합체’도 FDA 승인을 받고 있어 다양한 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이번주 네이처는 쥐 4마리를 표지에 담았다. 나무 위에 있는 쥐 3마리가 꼬리로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쥐를 붙잡고 있다. 사랑의 묘약 ‘옥시토신’이 우정을 돈독하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를 재미있는 사진으로 나타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롭 말렌카 박사팀은 옥시토신이 뇌에서 ‘보상’을 느끼는 부분을 활성화해 사회적 행동을 강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 네이처 12일자에 발표했다.
 
  사랑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은 쥐와 인간의 협동이나 우정같은 사회적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매커니즘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옥시토신이 뇌가 ‘보상’을 느끼는 메커니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사회성이 증진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쥐 3마리를 한 공간에 두고 24시간을 보내게 했다. 이후 24시간 동안에는  한 공간에 한 마리씩 지내도록 분리했다. 그리고 쥐가 방을 선택하게 한 뒤 방에 머무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3마리 모두 같이 있었던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렌카 박사는 쥐 뇌의 중추 신경핵에서 옥시토신 수용체를 제거해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도록 한 뒤 같은 방법으로 실험을 했다. 그러자 이전의 결과와 달리 쥐 3마리가 같이 있던 공간을 선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머무는 시간도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사랑, 우정, 협동 등 상대방과 교감하고 행동하는 사회성이 뇌에서 느끼는 ‘보상’체계와 연관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옥시토신의 분비를 억제해 ‘보상’을 느끼지 못하게 하자 사회적인 행동이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말렌카 박사는 “이 연구는 옥시토신이 뇌가 ‘보상’을 느끼는 메커니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사회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앞으로 옥시토신을 이용해 자폐증같이 사회적 상호작용 결여와 관련된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선 기자 petiteyoon@donga.com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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