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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에서 온실가스 만드는 미생물 규명

  • AD 최고관리자
  • 조회 2609
  • 2013.11.19 09:50
미지의 미생물인 토양 고세균이 지구온난화와 오존층파괴의 주범인 아산화질소* 가스의 주요 발생원이라는 사실이 국제 공동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생태계에서의 토양 고세균의 역할을 이해하여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아산화질소(N2O) : 이산화탄소 보다 약 300배 높은 온실효과지수를 가지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메탄과 함께 3대 온실가스 물질로 꼽힌다. 성층권 오존층 파괴 원인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대학교 미생물학과 이성근 교수가 주도하고, 정만영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기본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ISME J 온라인판 11월 14일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Isotopic signatures of N2O produced by ammonia-oxidizing archaea from soils)

미생물의 대사산물로 대기로 방출되는 아산화질소 가스는 토양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다양한 농업활동으로 인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기후변화를 유발할 수 있어 아산화질소 가스의 방출을 억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팀은 독일 웰(Well)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토양에 널리 서식하는 고세균이 암모니아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며 성장하는 질산화 과정에서 아산화질소 가스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구 전체에 광범위하게 서식하지만, 배양이 어려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고세균의 배양기술을 개발한 데 따른 것이다.  아산화질소 가스의 새로운 발생원이 밝혀짐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오존층 파괴에 대처하기 위한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일반 토양이나 해양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는 대부분 질산화 세균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다양한 토양환경에서 질산화 세균보다 더 많이 번식하고 있는 고세균이 아산화질소 가스 발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산화질소 가스의 동위원소*분석을 통해 발생원에 따른 미세한 동위원소 조성 차이를 포착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고세균에 의해 대기로 방출되는 아산화질소 가스를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동위원소 : 핵 내의 양성자의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달라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수가 다른 동일원소
그 결과 고세균이 아산화질소를 만드는 두 가지 경로를 확인하고 그 비율이 고세균의 종류와 성장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성근 교수는 “토양 질소순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질산화 고세균의 특성 규명으로 아질산 유출에 의한 지하수 오염, 지표수 부영양화 등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지구의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대기 가스물질인 이산화탄소(CO2), 메탄(CH4)과 더불어, 아산화질소(N2O)가스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하에 제어되는 주요 온실가스이다. 이는 N2O가스가 대기 중에서 100년 이상을 머무르며, 이산화탄소에 비해 약 300배의 온실효과지수를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N2O가스는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농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21세기의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가스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 중에서의 N2O가스 농도는 (미)생물에 의한 질소순환 활성에 의해 조절된다. 호기성의 토양 및 해양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N2O가스는 질산화(Nitrification) 과정에서 발생한다. 질산화 반응 자체가 암모니아가 질산으로 산화되는 단계로 지구질소순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농업활동에 있어 질소비료의 유출, 지표수의 부영양화, 지하수의 오염,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질산화반응은 지난 100년 동안 자가영양(Chemoautotroph)으로 살아가는 세균(Bacteria)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정설이었다.
미생물의 일종인 고세균(Archaea)은 극한 환경(Extreme environment)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지구 전체 일반 토양환경에 광범위하게 존재함을 알게 되었으며, 그 기능이 알려져 있지 않아 연구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국내연구진을 포함한 선도연구그룹에 의해 지구 생태계에서 고세균이 세균보다 더 중요한 질산화 미생물임이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세균을 질산화 연구의 대상으로 한 지금까지의 생태계 질소순환 연구 결과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나아가, 질산화 고세균이 질산화 과정에서 N2O가스를 만드는 것을 확인한다면, 대기 N2O가스 방출의 주 원인미생물이 바뀌게 되는 파급효과가 있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 토양 고세균이 암모니아 산화 과정에서 상당량의 N2O가스를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질소순환과 기후변화의 관계 규명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되었다.

2. 연구내용
국내연구진이 선행연구에서 난배양성 토양 고세균이 질산화 활성을 보임을 확인하였으며, 이번 후속연구를 통하여, 이러한 질산화 과정에서 N2O가스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였다. 고세균은 생활 주변의 어떤 토양에도 존재하지만, 배양이 매우 어려워 지금까지 보고된 토양 고세균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국내연구진이 개발한 고세균 배양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토양으로부터 고세균 배양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N2O는 N=N=O 분자구조를 가지며, 생물학적 생성원인에 따라, 바깥쪽의 N(질소)과 중간의 N에서 미량의 안정동위원소(15N)의 비율(일반적인 질소는 14N)이 미세한 차이를 나타낸다. 고세균이 만드는 N2O의 동위원소 특성 규명은 고세균에 의해 생성되는 N2O가스를 선별적으로 정량/추적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게 된다. 만들어진 N2O가스의 동위원소 특성은 생성경로와 관련이 있어, 발생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동위원소의 조성을 분석한 결과 고세균 특이적인 N2O 동위원소비율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세균이 두 가지 경로[질산화(nitrification)와 탈질(nitrifier denitrification)]를 모두 이용하여 N2O가스를 만드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두 가지 경로의 비율은 고세균의 종류와 배양조건에 따라 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N2O의 동위원소 조성 규명을 위해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정밀한 동위원소비율 질량분석기(Isotope Ratio Mass Spectrometer)를 이용해야만 한다. 국제공동연구를 통하여 독일 Braunschweig에 있는 연구소(Thünen Institute of Climate-Smart Agriculture)의 장비를 이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동위원소 분석결과를 확인하는 절차로 동위원소추적자(tracer) 실험을 실시하였다. N2O가스 생성 경로를 검정하고자 15N으로 표지된 암모니아를 이용한 추적자(tracer) 실험에서도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진 N2O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세균의 질산화를 선별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저해제(inhibitor) 연구를 통하여 고세균의 질산화와 세균의 질산화가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를 응용하여, 실제 토양 환경에서 N2O가스 발생에 대한 고세균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3. 기대효과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대기에서의 N2O 농도 증가 현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토양 질산화 세균을 유일한 원인 미생물로 지목하여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미래 기후변화 및 오존층 파괴에 영향을 미치는 질소순환 미생물 연구를 위한 토양 고세균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미지의 토양고세균 연구에 대한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고세균의 질산화에 대한 심도 있는 특성 규명은 N2O가스 발생과 관련한 지구 환경 문제와 더불어 지역적인 환경 이슈(질산화 제어를 통한 토양질소비료의 효율 증진, 표층수계에 질산 유입에 의한 부영양화, 지하수 질산/아질산 오염 방지)에 대처하기 위한 환경 친화적 토양 관리 방안 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기후 변화 가스와 관련된 연구들이 많이 수행되고 있지만, 공학이 아닌 과학적인 원리규명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비하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및 국내 이슈들과 더불어 지구 전체 수준의 원리 규명 연구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선진국형 연구이다. 이번 연구결과 발표를 통하여 신진 연구 인력의 지구물질순환 미생물에 대한 흥미 유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토양에 질산화세균보다 더 많이 존재하는 질산화고세균이 온난화와 오존층을 파괴하는 N2O 가스 발생의 주요원인임을 발견하였다.
어디에 쓸 수 있나
대기중 N2O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입안이나 질산화로 인한 환경오염 저감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지구 물질순환과 미생물과의 관계를 규명하여 지구 생태계 유지를 위한 기본원리를 좀 더 이해하는데 기여하였다. 미래 인간을 위한 쾌적한 지구 생태계 유지를 위한 투자 연구이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고세균은 특수한 세포구조로 인해 극한환경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분자생태기술의 발전으로 일반 토양 및 해양 환경에도 많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배양이 어려워 직접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미지의 고세균의 생태학적 역할에 매료되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선의의 경쟁연구진은
질산화 고세균의 배양 기술은 국내(아시아)에서 충북대학교 연구팀이 유일하며, 다른 연구 그룹으로 미국 1팀, 유럽 4 팀만이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구초기에 고세균의 배양을 시도하던 중, 몇 개월이 지나도 고세균의 성장이 일어나지 않았다. 포기하고 실험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한 개의 시험관에서 고세균이 자라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토양 고세균은 세균에 비해 성장이 느리고 공생에 의존함을 알 수 있었다. 인내심이 조금만 부족했더라면 소중한 발견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해양퇴적층을 포함한 절대혐기성 환경에도 다양한 고세균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배양되어 특성이 규명되고 있는 고세균은 온실가스인 메탄생성 및 산화에 관련된 것이 유일하다. 혐기성 환경에 존재하며, 물질순환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미지의 고세균을 배양하고 기능을 규명하는 것이 본 실험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선진국의 미생물학 연구는 지역의 이슈가 아닌 전지구수준에서의 미생물의 물질순환 역할을 규명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생물과 지구환경의 공진화(coevolution)의 이해는 미래에 인류의 지구에서의 영속적인 생존에 필수적이다. 지구환경미생물학은 서서히 생명과학의 주 연구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중점 지원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토양 질산화 고세균에 의한 암모니아 산화 및 N2O 가스 생성 모식도
그림 1. 토양 질산화 고세균에 의한 암모니아 산화 및 N2O 가스 생성 모식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토양 고세균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현대농업활동에 필수적인 질소비료인 암모니아는 식물에 의해 일부 흡수되지만, 상당량이 질산화 과정을 거쳐 질산으로 전환되어 환경으로 유출되어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고세균이 이 과정에 주로 관여하며, 질산화과정에서 온실화 및 오존파괴를 유발하는 N2O가스도 만드는 것을 확인하였다.
현장에서 토양의 특성과 질산화 활성을 측정하는 작업
그림 2. 현장에서 토양의 특성과 질산화 활성을 측정하는 작업
충북대학교 부속 농업시험장에서 질산화 고세균의 다양성 및 정량 분석, 암모니아 산화활성을 측정하고 있다.

Journal reference
ISME J. 2013 Nov 14. doi: 10.1038/ismej.2013.205.
Isotopic signatures of N2O produced by ammonia-oxidizing archaea from soils.
Jung MY, Well R, Min D, Giesemann A, Park SJ, Kim JG, Kim SJ, Rhee SK.
출처 : 생명과학 한국연구재단 (2013-11-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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